PALE BLUE DOT JOURNAL
RYU SAM
BASED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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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 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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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 016—17/LV
SEQ: 2017 — 2018 // EXPEDITION.MUSIC
시각 디자인회사에서 컴퓨터 모니터 속의 세상에 지친 나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잠시 접어두고,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폴 매카트니의 숨결이 서린 학교 에서 음악을 공부하면서,
보는 감각 대신 듣는 감각을 깨워야 했던 시간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시각 디자이너의 눈이 아닌 사운드 엔지니어의 귀로
세상을 다시 조율했고, 낯선 소리의 파형들 속에서 해방감을 맛보았다.
리버풀은 거칠고 솔직한 도시였다.
붉은 벽돌의 알버트 독(Albert Dock) 위로 내려앉는 짙은 회색빛 하늘과,
쓰고있던 모자가 늘 벗겨질 정도로 강하게 불어오던 차가운 바닷바람.
도시 곳곳에 배어있는 비틀즈의 선율은 그 흐린 풍경과 함께 공명했다.
날것 그대로의 항구 도시. 그곳의 바람과 노이즈는 내 안의 정제된 감각들을 흔들어 깨웠고,
나는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